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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생물학

시스템 생물학의 태동

by 뮤뮤15 2022. 10. 25.

아주 예전에는 원하는 미생물 돌연변이를 만드려면 UV나 독한 화학약품으로 DNA를 끊어내서 무작위로 유전체를 바꾸어주었다.

그리고 미생물의 바뀐 성질을 확인하기 위해 미생물을 키운 후 분석을 진행했다.

빠르게 자라는 대장균이야 그래도 할만한데.. 내가 다루는 미생물은 길게는 2주 이상 배양해야해서.. 온 실험실이 plate로 덮히는..불상사가 일어났다..ㅠㅠ

더 큰 문제는 그렇게 몇천개의 plate를 깔아도..원하는 성질을 가진 돌연변이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내 동기는 석사 2년동안 3천개 넘는 plate를 깔고서도 원하는 돌연변이를 찾지 못해서 졸업에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2000년대 초 시스템 생물학이라는 분야가 나타난다.

마구잡이로 유전체의 DNA를 손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유전체의 지도를 그린 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유전자 변이시 우리가 원하는 성질이 나오는 유전자를 확인해서 변형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오~! 세포 설계도를 그리고 거기에 맞춰 유전체를 바꿔준다니 얼마나 신박한 일인가!!!

 

논문을 뒤적뒤적 찾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인터넷으로 논문 찾는 것이 어려워 정말 도서관에 가서 뒤적뒤적 찾아야했다)

 

 

처음으로 나타난 리뷰논문은 2002년 기타노 히로아키 박사님에 의해 작성된  "Systems Biology:  A Brief Overview"이다.

 

이 논문에서 살아있는 세포를 철저히 공학적으로 나타냈다.

세포를 시스템화하여 분석하고 아래와 같이 4가지 속성으로 설명하였다.

1. 시스템 구조: 유전자 상호작용과 생화학적 경로

2. 시스템 역학: 생화학적 요인의 특정농도에 대한 동적 분석(대사체가 다양한 조건에서 시간에 따라 세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3. 제어방법: 세포의 상태를 체계적으로 제어하는 기작(신호전달기작)

4. 설계방법: 명확한 세포 설계도 작성 원칙과 수학적 시뮬레이션 기반 시스템 구축

 

이때만해도 아직 NGS와 같이 유전체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다.

 

내가 관심있는 부분은 4번 설계 부분이었지만 설계는 1번인 시스템 구조가 구축되어야 진행할 수 있었다.

 

1번 시스템 구조는 유전자 조절 논리 및 생화학적 네트워크의 구성은 주요 과제로, 네트워크 모델을 만드는 기존 방법에는 일련의 실험을 수행하여 특정 상호 작용을 식별하고 광범위한 문헌 조사를 수행하는 것이 포함된다.

이를 위해서는 알려진 기능의 유전자와 함께 발현되는 유전자를 식별하기 위해 클러스터링 분석을 사용하는 발현 프로파일링에 대한 상당수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2000년대 초반에 수행되던 마이크로어레이 데이터의 클러스터링 분석은 유전자와 생물학적 현상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지만 조절 관계의 "인과관계"를 밝히지는 않는다. 

현재는 NGS를 통해 유전체 및 전사체 분석이 매우 빠르게(이전과 비교하여) 진행되어 시스템 생물학을 수행하기에 매우 좋은 환경이 되었다.

 

2번 시스템 역학은 정적 분석과 동적 분석으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나는 정신건강상.. 동적 분석은 사용하지 않았다. 일단 시간이 들어가는 순간.. 사용해야하는 미분식이 매우 어려워지고 필요한 측정값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내가 사용한 방식은 정적분석으로 세포의 대사흐름의 한순간을 포착해서 시뮬레이션하는 것이다. 이 부분은 나중에 해당 논문을 소개할때 다시 이야기하는 것으로 하겠다.

 

3번 제어방법도 내 분야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유전체-전사체-발현체-단백체의 상호작용을 이용하여 분석하고 있다. 난 1번을 바탕으로 4번 실험을 하는데..종종 3번이 간섭해서 예상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으로 생각되는 경우가 생긴다. 내가 하지는 않지만..3번도 중요하다..

 

4번은 시스템 생물학의 꽃이라고 생각되었다. 열심히 만든 세포의 설계도로 세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분석한다. 설계도에 있는 유전자를 빼서 세포가 자랄 수 있는지 확인도 하고 새로운 유전자를 넣고 세포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도 볼 수 있다. 매우매우 신기하고 즐거운 작업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부분은 꽤 큰 시련으로 다가왔다. T ^ T 

 

마지막으로 해당 논문에 실린 그림을 소개한다. 우리가 실험하는 일반적인 실험실을 wet experiments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스템 생물학은 dry experiment로 소개되어있다. 시스템 생물학은 세포의 설계도를 그릴 재료인 유전체로부터 시작해서 컴퓨터 작업 후 다시 유전체 변형을 하는 부분으로 넘어간다.

시스템 생물학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으면 상관들은 놀고있는 줄 안다는 것이다. ㅠㅠ.. 무조건 실험대 앞에서 실험을 해야 실험하는 것으로 보는 .. 생물공학 쪽 실험실의 인식이었다. 요즘은 생물정보학도 있고 여러 분야가 융합되니 이제는 많이 좋아졌다. 후배들은 앞으로 더 좋은 환경에서 연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문헌)  Kitano, H. (2002). Systems biology: a brief overview. science, 295(5560), 1662-1664.

 

시스템 생물학 중심 연구(Hiroaki,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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